기차사진첩
<운전면허 그랜드슬램 도전기> 8. 대형견인 운전면허 취득 본문
특수(대형견인) 운전면허는 T자 코스 하나만 완료하면 합격이다. 90점 이상을 득점해야 합격할 수 있는데, 문제는 시간 초과(5분) 혹은 탈선하게 되면 20점을 감점당한다는 것이다. 즉 탈선 한 번이나 시간이 초과하면 곧바로 불합격이라는 얘기니까 상당히 신중하게 응시하여야 한다. 그러나 T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테라가 한 번에 정확히 공간에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즉 트레일러의 후진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고서는 분명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물론 시간이 충분하다면 수정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연결 후 단 5분이라는 시간만 주어지기에 수정하게 되면 시간이 더욱 촉박해질 수밖에 없다. T자 코스 하나만 평가하는 데에도 면허시험장의 합격률이 10% 남짓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본다.
1. 기능시험
다음은 대형견인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있어 기준을 두었던 공식이다.
1. 좌측 황색 선으로부터 50~70cm 떨어진 상태로 전진하여 확인선을 밟는다.
2. 1m가량 후진하고, 핸들을 우로 다 감아 후진하다 테라의 우측 발이 뒷바퀴와 걸치게 되면 정지한다.
3. 핸들을 일자로 정렬하고 좌로 270도만큼 더 감아 그대로 후진한다.
4. 테라발이 많이 보이면 좌로 조금, 안 보이면 우로 조금 감아 수정한다.
5. 테라가 주차 공간에 들어가려고 하면 좌로 다 감아 허리 펴기를 진행한다.
6. 핸들을 일자로 정렬하고 그대로 후진하여 확인선을 밟는다.
7. 헤드가 주차 공간을 빠져나오면 핸들을 살짝 우로 감고 전방의 황색 선이 대시보드에 가릴 때쯤 핸들을 좌로 다 꺾는다.
8. 헤드가 황색 선과 평행이 되면 다시 핸들을 일자로 정렬한다. 테라가 주차 공간을 완벽히 빠져나오면 핸들을 좌로 다 꺾어 좌측 황색 선을 향해 전진하다 우로 감아 헤드와 테라를 일자로 정렬한다. 이 상태로 전진하여 확인선을 밟는다.
9. 테라를 왼쪽으로 보내려고 한다면 좌로 조금 감고, 오른쪽으로 보내려고 한다면 우로 조금 감아 수정하며 후진하여 확인선을 밟는다.
위와 같이 특수(대형견인) 운전면허의 기능시험 공식은 그렇게 복잡하지가 않다. 그러나 4번을 진행하는 데 있어 핸들링의 감을 정확히 익히지 않는다면 분명 크든 작든 오차가 발생할 것이고, 그 오차로 인해 어떻게든 꼬이게 된다. 첫 번째 도전에서는 운이 좋게도 테라가 주차 공간에 수정을 거쳐 정확히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수정에 많은 시간을 들인 탓에 결국 시간이 초과하여 불합격되었다. 그래도 구난차 기능시험보다는 확실히 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 두 번 더 시험을 응시하였지만, 주차 공간에 테라가 들어가지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한 채 끝나게 되었다. 앞서 말했듯 계속되는 불합격에 대한 염증도 이때 커진 것 같다.
1트) 시간초과 -20 : 불합격
2트) 시간초과 -20 : 불합격
3트) 시간초과 -20 : 불합격
결국 자유로자동차운전전문학원에서 구난차와 함께 학과교육 3시간, 기능교육 10시간을 진행하였다. 학과교육은 여러 면허를 취득하려는 경우 한 번만 받으면 되었다. 기능교육의 처음 네 시간은 전진과 후진만 연습하였다. 핸들을 좌 혹은 우로 감게 되면 테라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차량을 똑바로 후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이때 체득하는 것이 좋다. 전진, 후진만 계속 연습하기에 상당히 지루하고 피로할 것이다. 그러나 학원 강사님들은 모두 이 시간을 중요하게 활용하라고 강조하셨다. 이후에는 공식을 암기하여 코스 연습을 진행하였다. 학원의 공식은 위와 차이가 좀 있는데, 전체적으로 학원의 차량과 시험장에 최적화된 공식이라 이를 체득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또한 테라가 너무 좌측이나 우측으로 틀어졌을 경우 이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가도 알려주셨다.
구난차와 마찬가지로 기능교육 10시간 중 마지막 두 시간은 기능시험 응시일에 교육받았다. 테라의 연결, 분리를 배웠는데 상당히 간단한 편이라 두 번 정도 연습해 보고 다시 코스를 연습했다. 테라를 주차 공간에 넣는 과정에서는 본인만의 공식을 만들어야만 한다. 백미러를 바라보며 후진해야 하는데, 앉은키가 사람마다 달라 공통된 공식이 없다. 미세하게만 틀어져도 주차 공간에 여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얼마만큼 핸들을 더 감거나 풀어 수정해야 하는가를 계속 연습해야만 한다. 필자의 경우 우측 테라발 기둥에 손잡이를 걸 수 있는 기구가 있는데, 헤드의 뒷바퀴가 이를 온전히 가리면 살짝 우로 감아 풀고 또 바퀴와 테라발 사이에 공간이 보이게 되면 일자로 정렬하여 그 차이를 좁히는 방식으로 수정하였다. 연습을 하며 한 번에 주차 공간에 넣게 되는 정확도가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시험을 응시하기 직전까지 간혹가다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제발 시험에서는 한 번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교육을 모두 마친 뒤 대기했다.
드디어 시험이 시작되었고 내 차례가 다가왔다. 차분히 주행하며 테라를 주차 공간에 넣어야 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운이 좋게도 테라가 완전히 주차 공간 정중앙에 들어서지는 못했지만 수정이 필요 없이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각이 만들어졌다. 테라의 뒷바퀴가 검지선을 밟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다행히 황색 선을 조금 밟았을 뿐이었고 검지선과도 거리가 있었다. 백미러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직접 창문 밖을 내밀어 뒷바퀴를 확인하는 것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다행히 탈선 없이 주차 공간 확인선을 밟았고, 이후에는 학원의 공식대로 적용하면 쉽게 통과할 수 있어서 순조롭게 합격할 수 있었다. 이날 다섯 명이 응시했는데, 모두 합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4트) 100점 합격
2. 마무리
분명 대형견인 운전면허는 T자 코스 하나만 완료하면 취득할 수 있어 매우 간단하다. 그러나 시험장마다, 차량마다 환경이 각각 다르기에 일반화된 공식만으로는 합격하기가 무척 어렵다. 직접 면허시험장에서 응시하려고 한다면, 본인만의 공식과 감을 만들어야 하고 그 과정을 여러 번의 낙방을 통해 수정해야 하기에 확실히 인내가 필요하고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물론 취득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고 또 그만큼 성취감도 더 느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용을 투자하여 학원에서 충분한 연습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안정적이고 빠른 합격에는 가장 가까운 길이라고 본다.
드디어 8종의 운전면허에 모두 합격하였다. 조건이 있는 면허를 취득하려 하지 않는 이상, 혹은 면허가 취소되지 않는 이상 인생에서 더 이상의 운전면허 시험은 없다고 보면 된다. 무심코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알게 된 운전면허 그랜드슬램을 기어코 달성했다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곧바로 서부운전면허시험장으로 달려가서 면허증을 발급받았다.
응시료
기능시험 : 25,000 * 3 = 75,000원
기능교육 10시간 : 690,560원
기능시험 검정료 : 55,000원
면허증 발급비용 (영문 + 모바일) : 15,000원
총 835,5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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